국내 건설사들이 인공지능(AI)과 드론,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과 협업하면서 건설 현장에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설계와 현장 관리를 효율화하는 정보기술(IT) 솔루션뿐만 아니라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신 수행하는 로봇까지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자금력을 갖춘 건설사들이 공정 효율화를 위한 첨단 콘테크(건설+기술)에 눈을 돌리면서 관련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이은현 기자

 

우미건설은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세운 투자회사 브리즈인베스트먼트의 벤처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스타트업 발굴과 기술 협력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삼성물산(스타트업과 건설로봇 공동 개발), 현대건설(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 포스코이앤씨(로봇협의체 운영) 등도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건설은 한때 ‘노가다’로 불리며 신기술 적용에 뒤처진 분야였지만 해외시장에서 기술 경쟁이 불붙으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세계 건설시장은 연 4~6%씩 성장하고 있고 중동(올해 14.4% 성장 전망)과 중남미(7.4% 성장), 아시아(4.5% 성장) 등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지역도 다각화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드론과 로봇 등을 활용한 스마트 건설 역량은 해외 사업 수주를 위한 핵심 조건”이라고 했다.

 

세계 콘테크 시장 규모는 2019년 98억달러(약 12조8000억원)에서 연평균 18%씩 성장해 2027년엔 291억달러(약 3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엔 건설사 내부에서 연구개발(R&D)을 전부 담당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건설에 적용되는 기술이 다양해지면서 지금은 외부 기술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국내 주택경기가 침체하면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 활로를 찾으려는 시도도 많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앞으로 모듈러(탈현장 건설공법) 같은 신기술을 통해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계가 허물어질 수 있다”며 “기술을 도입해 수익성을 높이고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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